
저 천사마크 달아놓은 UX Manager님을 찾습니다.
5월 말쯤이었을까요. 새로 부임하신 기진님(대표님)께서 직속팀(?)을 꾸리신다는 얘기를 전해듣게 되었어요. '직속팀은 UX, PM, CS, QA, PS, 연구원 총 6명의 매니저가 모여 한 팀이 되고, 무언가를 하게 될 것이다!'라는 것 외에 전해 들은 내용은 없었구요. 저는 누구보다 빠르게 그 소식을 외면했습니다! 그 당시 PM Manager, 그리고 UX Manager님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던 CoreBank를 설계하는 프로젝트가 너무나도 재미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제가 선정이 되었습니다. 그 배경은 너무나도 긴 내용이기 때문에 여기에 다 적을 수는 없지만요.
그렇게 CS 유진님을 리드로, PM 신영님, QA 동규님, PS 현지님, 그리고 연구원 민규님까지 총 6명이 모이게 되었어요. 기진님께서는 이미 팀 이름을 FEVER로 정해놓으셨죠. FEVER팀이 모이고, 기진님과의 커피챗을 진행했는데요, 기진님이 얘기한 FEVER팀의 Task와 Role은 명확했습니다. Task와 Role을 제외하고라도 많은 조언들을 해주셨는데요,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Light product 개발
현재 TmaxFintech의 PM본부와 연구본부는 CoreBank라는 Heavy product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FEVER팀은 그 정반대에서, Tmax의 기술력을 담은 Light product를 개발해야 합니다.
그 Light product을 이용해 Major 금융사에 접근하고, 이를 바탕으로 SuperApp Fever를 퍼뜨리는 것이 FEVER팀의 Main task입니다.
2. 모두가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조직, FEVER
Agile 조직의 특성상 FEVER팀 6명의 누구라도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FEVER팀은 포지션 별로 한 명씩만 모이게 되었으니, 각자가 담당한 것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UX Manager는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유저의 총체적인 경험과 Visual을 책임져야 합니다.
사용자 경험과 Visualizing 부분에서 팀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최종적인 선택은 UX Manager가 진행해야 합니다.
3. A week, 3 weeks, 5 weeks cycle
FEVER팀은 일주일, 3주일, 5주일 총 세 번의 Cycle에서 Product를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개발해야 합니다.
어떠한 아이템도 서비스도 상관없습니다.
4. Team culture, Ground rule
Team culture, Ground rule, 업무 방식 등은 FEVER팀이 자체적으로 만들어갑니다.
누구의 허락을 요구하거나, 누구의 간섭을 받는다거나 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일합니다.
5. TmaxFintech Vision statement
TmaxFintech의 Vision은 Raise voice하지 않고, 죽어있는 금융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일입니다.
이 문장의 의미를 잘 생각하면서 FEVER팀의 Mission을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기진님과의 커피챗이 끝난 후 6명의 팀원들이 모여 간략한 자기소개와 함께 Ground rule, 업무 진행 방식을 논의하고, TmaxFintech에서 사용하는 협업툴, Confluence, Jira 등을 셋업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이지 전쟁과 같았던 1st-Cycle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도대체 뭘 해야 하는건데?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부터 구체화하기까지
모든 팀이 그렇듯이(?) FEVER팀 역시 시작부터 매끄럽게 일을 해나간 것은 아니었어요. 기존 PM사업본부에서 일했던 것과는 다르게 많은 이해관계자가 생기기도 했구요.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알겠지만, FEVER팀이 해야할 일은 너무나도 명확해요. 사업본부에서 현직자와의 미팅에서 Market Sensing Result를 가져오면 그 아이디어를 갈고 닦는 일이요. 그러나 모두가 동의하겠지만 아이템이 매력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뛰어들 수는 없어요. 그 아이템을 발전시킬 역량은 되는지, 아이템으로 선정할 여건이 되는지, 현실가능성은 있는지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은 산더미잖아요? 그래서 FEVER팀은 현실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리서치를 진행하고 아이템을 선정했어요. 그 현실적인 고민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역시 개발가능성이었습니다.

FEVER의 Task를 한 장으로 정리하자면
어휴.. 그놈의 GAIA...
FEVER팀이 아이템을 기획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산이 하나 있어요. 바로 GAIA였죠(노코드 플랫폼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내부적으로도 민감한 얘기라 자세히는 얘기할 수 없지만, Tmax에서는 꼭 거쳐야 하는 Rite of passage같은 존재랍니다. GAIA를 이용해 UI를 그리고, UX를 설계하고, Front-End & Back-End를 설계해야 했지만, 막상 GAIA를 이용해보니 사용할만한 수준이 아니었어요. 무언가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프로덕트가 있었다면 도움이 되었을텐데, 그 마저도 없었구요.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한숨 마저 시들어갔어요. 우리는 과연 1st-Cycle에서 무슨 Item을 가져가야 할까.
띵동, 4일 남았습니다
고민할 시간이 어딨어!
일주일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된 순간이었요. 벌써 하루가 지났습니다. 모두가 각자 리서치를 진행하고 아이템을 펼쳐보았지만, 모든 것들이 현실에 부딪혔죠. 돌이켜보면 가장 많이 나왔던 말 중 하나가 "GAIA로 돼요?"지 않았을까 싶어요. 애초에 시간이 많이 부족한 Cycle이다보니 이제는 무언가를 선택하긴 해야 했어요. 보험 설계사의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Tool, 시니어 행원 리소스를 활용한 자사 상담 플랫폼, 마케팅 솔루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그리고 부동산 세금 계산기. 어디보자.. 계산식만 넣어놓고, 텍스트 넣고, 인풋 박스 집어넣으면 가능은 할 것 같은데?(사실 이것마저 개발가능성이 불투명하긴 했습니다.) 좋아. 시간이 없으니 일단 해보자.

뭔가를 열심히 적기는 적었는데...
타겟 고객과 기대효과와 인사이트와 확장가능성과 그리고...
아이템이 정해졌으니 이 서비스를 사용할 타겟 고객과 기대효과, 그리고 현재 나와있는 서비스를 분석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느껴지시나요?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고객이 가지고 있는 Pain Point를 기준으로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템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던 것이었죠.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지만, 그 당시에는 "GAIA로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조직방어적인(?) 기재가 있었던 던 같아요. 그래서 나온 서비스의 모습은 아래와 같아요.

Tada
대-망의 Presentation
자료 준비부터 피드백까지
나름대로 무언가를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았지만, 사실은 하나도 준비된 게 없었어요. Presentaion 당일 오전에 그 모든 것을 깨닫게 되었죠. 자료도 인쇄해야하고, presentation 장소에 가서 display, sound 체크도 해야하고, presentation flow도 확인해야 하는데, 이 모든 게 이루어지지 않았던거죠. 형식없는 문서, 날 것 그대로의 ppt, 준비되지 않은 presentation flow 등 기진님과 자리에 참석한 분들로부터 받게 될 날선 피드백이 벌써부터 기대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총 10개의 피드백을 받았는데요,
앞으로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그리고 더 일을 잘하기 위해서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한 번쯤 보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이에요. 기진님의 문장과 낱말을 빌려 최소한의 정제만 거친 내용을 공유합니다. 내용이 좀 많아요.
1. 1st-Cycle의 목적은 팀 내부에 무슨 갈등과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
1st-Cycle에서는 팀 내부적으로 어떤 갈등이 있었고, 어떤 부족함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부족함을 알기 위해 2~3개월을 쓸 수 없으니, 일주일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번 Cycle은 쪽팔림을 드러내는 시간입니다.
2. 작은 것 하나에도 끝도 없이 솔직해져야 합니다.
팀으로 일을 할 때에는 극단적인 솔직함을 추구해야 합니다. 어떠한 안건에 대해 논의할 때, 극단적인 솔직함을 바탕으로 의견을 주고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점이 좋지 않은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더 집요해져야 합니다.
부동산 세금 계산기라는 아이템이 너무 빨리 나온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게 정말 FEVER팀의 1st-Cycle에서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연습과제였던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팀 내부적으로 비판이 조금 덜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10개의 부동산 세금 계산기가 있는데 11번째 부동산 세금 계산기가 세상에 나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4. 생산적이고 치열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토론의 결과를 사업부장님께 1분 동안 설명했을 때 Yes or wow"의 반응이 나오는 것입니다.
사업부장님을 설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관적인 "Wow"가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결과를 Accept and develop하는 것입니다.
5. 예쁘지 않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디자인 작전이 있어야 합니다.
기업은 결국 R&D, Sales, Creative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화려하게 애니메이션을 넣든, Blach & White로 가든, 디자인 작전이 있어야 합니다.
디자인에서 시도가 있었나? 없는 것 같습니다.
6. 사업성이라는 단어를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멋진 것을 들고 가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단계에 거쳐 Sales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Tmax 매출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인가, Tmax 기술력을 보여줄 것인가, 아니면 생산성에 도움을 줄 것인지 세 가지중 하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7. 세상은 생각보다 형식에 의해 움직입니다.
형식이 없습니다.
어떤 Point에 Focus를 맞춰서, 어떤 Quality로 감동을 줄 것인지 등의 형식이 필요합니다.
정보, 정확성, 혹은 기술 등 어떤 점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야 부족해도 감동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Output에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상품화 계획서를 만들어야 하고,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과 형식을 모두 안다고 가정한다면,
팀 모두가 일을 함께 할 수 있지만, 그 형식과 내용을 모른다면 함께 일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8. 사업 요건을 정리하는 데에 너무 많은 재화가 투입되어야 하는 아이템은 피해야 합니다.
예상외로 사업 요건을 정리하는 데에 시간을 하나도 들이지 않는 아이템이 가장 좋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재화(돈, 시간, 인력 등)을 집중해서 투입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부동산 계산기는 이 부분에서 많은 에러가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을 잘해야 합니다. 시간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9. 논리의 시작을 대연님이~ 혹은 기진님이~ 등의 문장으로 전개해서는 안됩니다.
FEVER팀과 대연님 그리고 기진님이 함께 추구해야 할 목표가 있는데, 대연님이~ 기진님이~ 등의 문장이 논리의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 문장은 논리의 마지막에 넣음으로써 서로의 목표가 Align 되었는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FEVER팀과 기진님의 생각이 다르고, 팀 내부에서 논리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면 기진님을 설득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10.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을 잘 이용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입니다. 사업본부, PM본부, 연구본부의 도움을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치의 선택, 선택의 기준, 기준의 근거. 모든 게 부족했던 1st-Cycle output

시니어 대상 output이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