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를 발음할 때 입모양을 살펴보면
FEVER의 워드마크를 제작하면서 ㅍㅂ.피버.ㅍㅂ.피버를 몇 번이나 되내었을까요. 몇 일 동안 ˈfiːvə(r), 발음을 굴려보기도, 피-버-. 정직하게 발음하기도 하다보니 마치 FEVER와 한 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FEVER를 뒤집어볼까, 애너그램의 방식은 어떤가,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던 중 문득, ‘ㅍ’, ‘ㅂ’ 이 두 자음만 놓고 발음하기 시작했고, 그 순간 기진님이 FEVER팀을 처음 불러놓고 했던 얘기가 생각났어요. ‘FEVER팀은 Light product를 개발해 Major 금융사에 ···’.
'아 이거다!' 조음과정에서 발생하는 가볍고 산뜻한 느낌의 언어적 특성에 착안해 워드마크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워드마크를 그리는 과정에서 더 추가된 특징들이 있는데요, 아래에서 소개드릴게요.
ㅍ.ㅂ.피.버.ㅍ···

워드마크에 담긴 여러 특징들

1. 두 입술이 맞닿아 나는 가볍고 산뜻한 양순음

1. 두 입술이 맞닿아 나는 가볍고 산뜻한 양순음
‘피버’는 목 뒤에서 나오는 묵직하고 울림있는 소리가 아닌, 구강 앞 쪽에서 나오는 경쾌하고 가벼운 소리.
2. 파격과 반격: 격식을 파괴하고, 되받아 나아가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조직의 탄생, 앞으로 걸어갈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팀, 기존의 틀을 벗어나 Spark Ideas를 할 사람들. 파격을 통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관심과 격려를 받는 일 또한.
3. FEVER Star와 연결되는 상징성
입술이 맞닿아 떨어지는 순간에서 생기는 '피어오르는 듯'한 느낌, 아이디어에 스파크를 일으킬 사람들.
4. 낯선 감정
점점 노쇠해가는 기업과 브랜드에 활력을 더해줄 조직.

낯선 감정 불러일으키기

지금까지의 로고는 어땠나
제일 먼저 Tmax에서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로고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로고의 모습을 쭉 살펴봤어요. Database와 Middleware 분야에서 오랜 시간동안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보니, 기업브랜드를 노출해 '보증 효과'를 전달하려 한 것 같아요. 기업 브랜드에 의한 후광 효과가 뿌리깊이 정착 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기업이 만들었어?', '이거 어디껀데?'라는 보증 효과에 민감하기도 하니까요.
FEVER팀도 Tmax의 후광 효과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러나 그룹과는 별개로 단독적으로 네이밍을 활용하면서 브랜드 파워 자체를 강화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포지셔닝을 내부 직원부터 외부 고객사까지 각인시키고 싶었죠. 누구보다 앞장서서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해야 했기 때문에, 그룹의 품을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도 있어요.
최근 Tmax brand와 GAIA brand로 나누어졌어요.

타이포그래피의 질서를 파괴하기

기본적인 것부터 파괴하면서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무엇보다 익숙함을 파괴해버리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겠죠. FEVER의 워드마크는 디자인의 가장 기본이라 일컬어지는, 타이포그래피를 파괴하면서부터 시작됐어요. 일반적인 F와 E의 암(arm)의 비율을 파괴했는데요, Top arm은 일반적인 길이보다 길게 늘이고, Middle arm은 일반적인 길이보다 짧게 줄임으로써 가볍고 산뜻한 느낌을 담았습니다.
'E'와 'F' 중간 획의 짧은 길이가 만들어내는 산뜻함

FEVER Star + Workmark

대중적 인기를 얻기 보다는 충격을

마지막으로 남은 일은 FEVER Star와 Wordmark를 조합하는 일이었어요. 이렇게, 저렇게, 위에, 아래에. 온갖 시도 끝에 결국 아래와 같은 로고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파격에는 항상 반격이 뒤따르기 마련인데요, TmaxFintech 구성원들로부터 '이게 Tmax와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나', '우리는 왠지 다른 회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등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FEVER의 Identity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게 된 것은 꽤나 심장을 쿵쿵거리게 만드는 일이었어요. 어느 주장이 맞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한편으로 고여있는 조직에 작은 물방울을 하나 '톡'하고 떨어뜨린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 FEVER팀의 의도대로는 잘 진행된 것 같습니다.
Tada

남은 것은 모두에게 각인시키는 일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는 만든 것을 잘 사용하고 활용하는 일이 언제나 더 어려운 것 같아요. Design system이나 design principle처럼요. FEVER팀과 타 본부 사람들이 과연 이 Identity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FEVER팀은 이 Identity에 부합하는 사람이며, 그렇지 않다면 부합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전략을 세워나가야 하는가.
6명의 팀원들 누구나 leader가 되어, 언제나 주도적으로 일을 하며, Spark Ideas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움직여야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도요! FEVER의 Identity를 만들어가는 과정 첫 번째 파트를 놓치셨다면, 아래의 버튼을 눌러 확인해보세요!